[스크랩] 신라 천년의 전설(10)인관과 서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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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인관(印觀)과 서조(署調)
푸른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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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약1600여 년 전 일이다.
지금같이 돈이 있지 아니하고, 물건과 물건으로 팔고 사고하던 물물교환 시대에 인관(印觀)이라는 사람과 서조(署調)라는 사람이 서울 장안에 살았다. 서조는 인관에게 곡식을 팔고, 인관은 서조에게 솜〔綿〕을 팔았다.
그 때 서로 물건을 바꾸어 각각 자기 집으로 실어 갔다. 그런데 어느 날 솔개가 서조의 집에 있는 솜을 인관의 집으로 물어 들였다. 인관은 원래 정직한 사람이라 서조를 찾아 가 솔개의 장난으로 당신의 솜이 우리 집으로 와 있으니 가져가라고 말 하였다.
서조가 말하기를,
“비록 짐승의 짓이라고는 하지마는 팔았던 물건이 다시 당신에게로 가게 된 것은 반드시 하느님이 주시는 복(福)이라 내가 당신의 복을 대신 받을 수 없다.”
하고 거절하자 인관(印觀)은,
“그렇다면 나도 당신이 판 곡식을 가질 수 없다.”
고 하며, 시장으로 물건을 가져갔다. 그러나 서조(署調)는,
“곡식을 판지 이미 사흘이나 지났으니, 내가 받을 권리가 없소.”
하고 또한 거절을 하였다. 하는 수 없이 두 사람은 솜과 곡식을 시장에 놓은 채 자기 집으로 각각 돌아갔다. 뒤에 장일을 맡아 보는 관리(官吏)가 이 사실을 알고 임금님께 보고하였더니 정직한 사람들이라고 두 분에게 상을 주어 표창했다고 한다.
참고자료 : 명심보감 염의편 |
明心寶鑑 염의편-기림임금기 원년조의 기사. 印觀이 賣綿於市할새 有暑調者以穀買之而還이니 有鳶이 攫其綿하야 墮印觀家어늘 印觀이 歸于署調曰鳶墮汝綿於吾家 故로 還汝하노라. 署調曰 鳶이 攫綿與汝는 天也라. 吾何爲受리오 印觀曰 然則還汝穀하리라 署調曰 吾與汝者 市二日니 穀已屬汝矣라하고 二人이 相讓이라가 幷棄於市하니 掌市官이 以聞王하야 竝賜爵하니라. |
(해석) 인관(印觀)이 장에서 솜을 파는데 서조(署調)라는 사람이 곡식으로써 사 가지고 돌아가더니 소리개가 있어 그 솜을 채 가지고 인관의 집에 떨어뜨렸다.
인관이 서조에게 돌려보내고 말하기를, “소리개가 너의 솜을 내 집에 떨어뜨렸음으로 너에게 돌려보낸다.” 서조가 말하기를, “소리개가 솜을 채다가 너를 준 것은 하늘이 한 것이다. 내가 어찌 받을 수 있겠는가?”
인관이 말하기를, “그렇다면 너의 곡식을 돌려보내리라.” 서조가 말하기를, “내가 너에게 준지가 벌써 두 장이 되었으니 곡식은 이미 너에게 속한 것이니라.”
두 사람이 서로 사양하다가 솜과 곡식을 다 함께 장에 버렸다. 장을 맡아 다스리는 관원이 이 사실을 임금께 아뢰어서 다 같이 벼슬을 주었느니라.
(푸른 숲. 2012.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