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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성인)푸른 숲 수필가·20100/청림·20100의 습작 시

[스크랩] (청림/산문시-ㅍ)1819.핍월乏月

청림산문

1819.핍월乏月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엄마 내가 태어난 달이 언제인가요?

그래. 네가 태어나난 달이 핍월乏月*이니라.

? 엄마! 핍월이 무슨 달이에요?

그래 몰라? 서당 훈장님은 잘 아시던데.

 

1949년으로 6 25전쟁 발발 한 해 전이었지.

1949년 핍월은 날도 가물고 천수답, 봉천답 농사짓기가 어려웠지.

날 가물고, 논바닥은 갈라지고 하늘에 비가 내라지 않으니 농사 못 짓지.

얘야! 네가 태어난 음력 사월은 보릿고개가 한창이었고,

네가 뱃속에서조차 못 얻어 먹여서 얘를 어쩌나 걱정을 태산같이 하였지.

막내 누나() 세 살에 죽고 한이 맺혔는데 네가 태어난 준비를 하였지.

나는 사월 열이틀 날에 천연두 마마를 앓아 생사가 왔다 갔다 하였지.

 

그래, 그해 음력 사월은 해 길고 배고프던 시절이었다.

막내 다섯째 딸이 죽어 눈물마저 말라버렸는데,

천연두 마마媽媽까지 걸려 힘겨웠는데 너를 낳았지.

아마도 막내 딸 따라 죽을지 생각했는데 네가 안 죽고

모진 생명이지, 바락바락 살아남았지.

 

이듬해 양력으로 동장에게 부탁한 날이 네 양력생일이 되었지.

그래, 아가야 날이 가물어 굶다가 낳은 게 너란다.

음력 사월 해 길고, 배고플 때 태어난 핍월의 자식이지.

 

지나온 세월이지만 누구에게 말을 하랴.

목구멍에 넘긴 것은 우물물인 찬물뿐이었다.

 

세월 겪어 왔지만 그렇게 모질고, 힘들게 핍월에 태어난 너란다.

 

(청림/20100. 20180125. 포항-영덕 기찻길 개통일)

*핍월乏月 : 음력 4월 보릿고개의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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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泳 伯 (1950) 경주. 대구거주. 靑林. 필명 청림숲힐.

교육자 교육행정가 보학가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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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학교교육대학원 교육학석사/차성이씨중앙대종회 사무총장

) e이야기와 도시 대표/ ) 영남이공대학교 50년사 편찬위원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수필과지성문학회 부회장

6회 한비신인 대상 수상(201212)

LH 여성동아 공동 에세이 공모전 동상 수상(20131)

매일신문사 제1회 매일시니어문학상 논픽션 우수상 수상(20157)

매일신문사 제2회 매일시니어문학상 수필 특선 수상(20167)

10회 한비 작가상 수상(201611)

DGB 50주년 스토리공모전 우수상 수상(2017920)

출처 : 청림작가 이영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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